1830년 경 처음으로 천주교를 알게 되었는데 입교하지는 않았지만 호감을 가지고 있으면서 천주교인들을
도와주기도 하고 천주교인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1846년 선주인 아들 임성룡이 김대건 신부와 함께
체포되자 아들이 갇혀있는 웅진수영을 찾아가 아들을 만나기 위해 천주교인이라고 속이고 자수하였다.

이를 계기로 김대건 신부를 만나 처음으로 교리에 대한 강론을 듣고 즉시 세례를 받고, 순교를 결심. 결국
9월20일 6명의 교우와 함께 교수형을 받고 순교하였다. 포도대장이 십계명도 외우지 못하면서 어떻게
천국에 갈 수 있느냐 말하자, 무식한 자녀들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부모께 효도를 할 수 있듯이,
나는 배운것은 없지만 천주님께서 나의 아버지이신 것을 잘 알고 있다는 대답을 하여 불충분한 교리 지식
이지만 천주님께 향한 마음은 누구보다 열렬함을 나타내 보였다.
임치백은 입교하지는 않았으나 천주교에 대한 호감을 가지고 교우들을 깊이 신뢰하고 사랑하였으며,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을 무었보다 큰 기쁨으로 여겼습니다. 1846년 5월, 임치백은 김대건 신부와 함께 체포된
아들의 석방을 청원하려고 황해 감사에게 찾아갔다가 자신마저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서울로 압송된 임치백은 감옥에서 김대건 신부를 만나게 되어 비로소 교리를 배우고 며칠 뒤 요셉이라는
세례명으로 세례를 받게 되었습니다.
감옥에 갇혀 온갖 문초를 받은 지 3개월이 지난 어느 날,
사형선고를 받으러 포장 앞으로 끌려나간 임치백 요셉은 포장과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에 포장은 그를 고문하라고 명하여, 대꼬챙이로 수없이 찌르게 하고 세 번이나 주리를 틀게 하였습니다.
이 때 임치백 요셉이 고통스런 신음소리를 내자 포장은 "만일 네가 그런 소리를 내면 배교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임치백 요셉은 입을 굳게 다물고 온갖 잔악한 고문을 소리없이 참아 받았습니다.
더욱 화가 난 포장은 "그를 죽을 때까지 때려라"고 명하여 1846년 9월 20일 정오 때부터 해질 때까지 몰매질을 하게
하였는데, 때리는 옥리들이 기진맥진 할 지경이 되어도 임치백 요셉의 목숨이 끊어지지 않자 결국 옥안으로 끌고 와
목을 매어 죽였습니다. 다음 날 임치백 요셉의 두 아들이 감옥으로 찾아와 몹시 슬퍼하자 옥리와 죄수들은
"그리 슬퍼하지 마시오. 어젯밤에 당신 아버지의 몸이 신비한 빛에 둘러싸여 온 방안을 환하게 비추었습니다."
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옥리 중의 두 사람은 그 신비로운 일을 목격한 후 감명을 받아 임치백 요셉의
시체를 공손히 거두어 지게이 짊어지고 10리나 떨어진 야산까지 가서 예를 갖추어 매장하였는데,
사형된 죄인을 이렇게 곱게 묻어주는 일은 조선시대에 전혀 볼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